grade 건강 이야기

chevron_right3. 현대의학의 발달, 그리고
이 글은 고정혁님이 2007년 11월 15일 16:12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875349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현대의학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객관적·분석적인 특성을 띄기 이전에 고대로부터의 의학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질병은 대체로 몸 전체의 균형과 조화와 관련된 문제였다.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조화와 오행(목화토금수)의 상생상극에 관한 이치로 인체를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 이래 서양에서는 혈액·점액·황담즙·흑담즙 등 네 가지 체액의 균형 여부로,
인도에서는 세계를 이루는 다섯가지 기본요소를 대지, 물, 불, 공기 그리고 에테르(Akash)라고 하였으며 신체를 이루는 3가지 체액을 점액, 담즙, 풍소(風素)라 하였고 이 균형과 조화가 깨어짐으로 질병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티벳의학에서는 각각의 근원적인 에너지의 마찰로 일어나는 ‘짜’를 생명력 그 자체로 파악하며, 짜의 원활한 흐름이 건강을 좌우한다고 본다.
병은 단지 몸의 균형이 깨진 것에 지나지 않으며 건강이란 것은 평상시 아무일 없다가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아니므로 몸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암에 걸렸다 해도 악의 근원이라 생각해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만들어낸 일부이므로 때로는 지닌 채 살아가도 괜찮다고 본다.
병을 달래며 살아가는 공생의 의학이며 생명체의 목표는 주어진 생명의 시간에 따르는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처럼, 현대의학이 자리잡기 이전에 각 지역의 풍토에 맞는 자연의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또, 공통적으로 증상이 드러난 부분에만 치중하지 않고 몸 전체의 균형을 중시하였으며 몸에만 국한되지 않고 몸과 마음, 환경까지 전인적인 관계성을 함께 다루어 치유하고자 하였다.
치유의 과정 또한 지나친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방식으로 자연에 순응하는 질병관과 치료술, 약물학에 관한 지식을 축적시켜 나갔다.
이러한 의학은 인도에서는 오천년이 넘도록 축적되어 왔으며, 중국에서도 짧게보아도 삼천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서양사회에서 전통적인 의학관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해부학으로부터일 것이다.
해부학으로 몸속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사람들은 이제 그 몸의 부조화로 여겼던 질병도 몸의 구조와 형태의 변화로 인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여기에 데카르트는 물질과 마음은 분리된 존재로 여기는 이원론을 주장하였다. 세계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음은 물질과 관계가 없는 것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직 보고 만질 수 있는 관찰대상이 되는 몸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이렇게 이루어진 물질론적 세계관에서 자연은 거대하고 정교한 기계장치이며, 인간 또한 기계와 마찬가지로 보고 기계장치처럼 각 부분별로 나누어 연구하면 인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인체에 이상이 생기면 기계와 마찬가지로 고장난 부분을 찾아 고치거나 교체하면 수리가 완료된 것이다.

파스퇴르는 박테리아를 발견하여 당시 탄저병과 콜레라의 예방 및 퇴치에 크게 기여하였고, 이것으로 그의 ‘세균 병인설’, 즉 질병이나 부패현상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원인균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확실히 증명하였다.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에서 최초로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추출하였는데 이는 현대의학 최대 업적중 하나로 꼽힌다.
세균과의 싸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듯 했으나 페니실린이 대량으로 사용된 지 불과 1년뒤에 세균의 30%가, 10여년 뒤에는 70%가 페니실린에 내성을 갖고 이겨냈다.
세균과의 싸움에 현대의학은 세균을 죽이는 더 강한 항생제개발에 몰두했으나 결과는 내성을 획득한 새로운 병원성세균의 등장이였다.
1980년대 현존하는 항생제중 가장 강력하다는 반코마이신이 등장했으나 이마저도 15년만에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VRSA)가 등장하였다.
우리나라는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97년 조사에서 페니실린 내성률이 세계에서 최고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었다.
1970년대 미국정부에서 ‘암정복프로젝트’가 계획되었을 때 의학자들은 20세기안에 암의 원인과 완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견하였으며 천문학적인 연구비를 쏟아부었으나 현재 미국인 3명중 1명이 암에 걸리고, 5명중 1명이 암으로 죽어간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20세기 들어 기승을 부리던 장티푸스와 콜레라, 폐렴 등 전통적으로 큰 문제가 되어온 세균성 전염병뿐 아니라 소아마비와 같이 20세기 들어 기승을 부리던 바이러스성전염병도 거의 퇴치된 듯 보였다.
또,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치명적 전염병 가운데 하나인 두창(천연두)가 1970년대 말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우리나라도 산업화의 진전과 현대의학의 보급으로 여러 가지 전염병의 발생과 그로 인한 피해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전염병의 시대가 끝난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적 규모의 에이즈 창궐과 우리나라의 경우 말라리아의 재래가 웅변하듯이 또 WHO가 경고하듯이 새로운 전염병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병중심의 의학은 과중한 치료비를 가져왔다. 미국의 경우 의료비용이 국방비의 3배, 교육비의 19배 규모이며 GN)의 1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와 가난에서 벗어난 선진국은 대신 풍요의 질병이 찾아왔다.
그중 비만은 20세기의 물질적 풍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질환이다.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등 이른바 성인병이라 불리웠던 이 급증했다.
영유아의 사망이 줄어들고 노년생활이 길어져 질병이 부각된 면도 있다. 또, 문명의 혜택으로 생활방식의 급격한 변화(자동차, 엘리베이터등)로 인간의 신체활동량이 20세기 초에비해 1/3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크게 증가한 흡연인구, 정크푸드(쓰레기음식)이라 불리는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의 보급, 각종 스트레스 등이 선진국병이라 불리던 비만과 성인병을 급격히 증가시킨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구반쪽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병은 20세기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미국은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비만 등으로 인한 심장병이 줄곧 1위를 지켜오고 있고, 뇌졸중은 사망원인 3위를 기록한다.
현재 미국인 전체 사망의 40%정도가 심혈관질환이다.
우리나라도 98년 심혈관질환 사망은 전체 사망의 24.93%로 암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보건원 클라우드 렌판소장은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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